제가 잘못한건지 새언니가 잘못한건지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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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2 24.02.14 (수) 00:19






좀 길어질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서론 없이 그냥 얘기해볼게요.

저희오빠랑 새언니는 설날에는 저희집먼저, 추석에는 새언니 집 먼저 들렀다가 옵니다.
그리고 딱 정확히 1.5일씩이요.
예를들어 저희집에 먼저 온 날은 다음날 점심먹고 바로 출발해서 저녁은 새언니네서 먹고 자고갈 수 있게끔 딱 반반씩 나눠서요.

저희 부모님 그리고 저는 이에 대해 전혀 불만이 없었습니다.
점심 먹은 후 제가 오빠 운전하는데 졸리니 같이 카페가서 커피라도 한잔 하고 갈래? 하니 저희 부모님께서 차막히면 사돈댁 도착늦는다고 말리면서 얼른 가라고 가라고 하시곤 했어요.

저희집 차례도 안 지내고 뭐 먼저와서 명절음식 같이해주고 이런건 당연히 바라지도 않았고 오빠 내외한테 설거지 한번 시킨 적 없어요.
정말 말 그대로 맛있는거 먹고 푹~쉬다 가요

그럼에도 저희 엄마의 불만은 매년 명절마다 서서히 쌓이기 시작했는데요, 오빠 내외가 저희 집 올때마다 저희 엄마가 준비하신 명절 음식들을 미친듯이 먹는거예요.

그리고 막 집에 바리바리 다 싸가고. 물론 잘 먹으면 좋지만 저희 오빠가 남자치고 입 짧은 사람인데 처갓집 먼저 갔다온 날은 진짜 굶은사람처럼 먹더라구요;;

그래서 추석 어느날 저희엄마가 새언니 없을 때 조용히 물어보셨어요.농담반 진담반 너 처가집에서 밥 안주냐, 왜 맨날 와서 걸신들린것 마냥 먹냐고 그랬더니 명절 음식은 커녕 처가에 갔더니 사람이 여덟명인데 치킨 세마리시켜서 먹고왔다는거예요.
그마저도 장모님이 (장모님만 계셔요) 원래 두마리 시키자고 하셨는데 저희 오빠가 제가 시켜드리겠다고 드시고 싶은거 시키시라고 하니까 갑자기 세마리 시키신거래요.

지금까지 장모님이 명절음식이던 평소에 가던 갔을 때 밥 한번 차려준 적이 없다는거예요

근데 저는 이해 하거든요?
새언니네 어머님이 요리를 못 한다고 많이 들었어요
평생 직장생활을 하셔서 요리 살림 잘 못 하신다구요
근데 그러면 딸사위 왔을 때 맛있는거라도 사주셔야될 거 아니예요
저희 엄마는 오빠내외 온다고 하면 음식 잔뜩 해두세요.
새언니가 게장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저는 게장 못 먹고 오빠도 별로 안좋아해요.
오로지 언니 먹으라고 간장게장 한 일주일전부터 10마리는 해두는거 같아요. 먹고 집에도 싸갈 수 있게

근데 오빠는 장모님 밥 한번 먹어본 적이 없고 매번 외식하는데 그마저도 다 오빠 돈으로 낸다고 합니다.

그 말 듣고 저희 엄마가 엄청 속상해하셨어요
새언니도 되게 말랐거든요. 사돈어른이 요리를 못 해 먹이셔서 ㅇㅇ이가 그렇게 말랐나보다.아무리 요리를 못 하셔도 그렇지 맛있는거라도 사주시지 어찌 애들을 저리 굶겨서 보내냐구요. 
근데 사돈어머님이 집이 힘들거나 그러셔서 그런건 또 아니예요. 매일 시술 받으러 다니시고 여행다니시고 하실건 다 합니다. 
여행갈때마다 저희 오빠한테도 용돈 보내달라고 하고 그러신데요.근데 새언니는 그런 엄마를 다 알면서 그래도 본인 엄마라고 감싸고 그러는 것 같아요.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설이라고 또 오빠내외가 저희집을 먼저 왔습니다.
그리고 떠나는 날 점심먹으면서 저희엄마가 밥상에서 언니오빠한테 많이먹으라고 반찬 밀어주시면서
“가서 또 배곯지말구 맛있는거 많이 먹고가 더 먹어"
라고 하셨어요. 말실수 하신거죠. 

거기서 새언니가 갑자기 표정이 싹 굳더니 누가봐도 기분 안 좋아보이더라구요
반찬에 손 하나도 안 대고 쌀밥만 깨작깨작 먹더니 밥 남기고 잘먹었습니다. 
하고 말없이 티비만 보더니 방으로 들어갔어요.

저희엄마는 말실수 했다고 눈치보시고 오빠는 아휴 하면서 언니 들어간 방 거실 왔다갔다 하면서 머리나 긁적거리구요

그러다가 뭐 이제 간다고 옷 입고 준비하고 하는데 저희엄마가 친정가서 먹으라구 게장이랑 떡국떡이랑 갈비랑 뭐 이것저것 반찬통에 싸고 뭐하고 준비하고 계셨거든요

근데 언니가 그거 뻔히 알면서 여보 얼른가자 하면서 그냥 차에 휙 타버리는거예요. 차 창문내리고 가볼게요 하고
그러더니 정말 휙 가버렸어요
오빠내외 가는거 보고 들어와서 부엌가보니....
갑자기 간다고 하니까 엄마가 반찬통에 음식 싸다말고 마중나간다고 헐레벌떡 뛰쳐나와서 국물 다 튀고 그거 보니까 제가 너무 열이받는거예요

그래서 제가 오빠한테 장문의 카톡을 보냈습니다.

나 - 엄마아빠는 처갓집에서 오빠 양 적게 먹고 오는거 계속 속상해했었다. 그래서 신경쓰다가 본인도 모르게 그렇게 입 밖으로 꺼낸 것 같은데 그렇다고 맨날 음식 싸주는거 알면서 그것도 안 받고 휙 가버리냐. 막말로 우리가 언니오빠 올 때마다 진수성찬 차려주니까 우리가 맨날 그렇게 먹는 줄 아냐. 우리먹으려고 그렇게 음식하는거 같냐. 생색내려는게 아니라 다 언니오빠 온다고 해서 하는음식이다. 아무리 그 말 듣고 서운했어도 챙겨주려고 준비하고 있는거 알면서 그렇게 쌩 가버리는게 어딨냐 새언니도 진짜 경우없는거다

오빠 - 알았는데 내가 ㅇㅇ이 없을 때 우리 가족한테만 말한거를 그렇게 밥상에서 말하면 어떡하냐 ㅇㅇ이는 당연히 자기 부모님 욕보였다고 생각했을텐데 나도 당황스럽다

그러고 나서 새언니한테 장문으로 카톡이 왔습니다.

새언니 - 아가씨가 ㄱㄱ(오빠)한테 카톡 보낸거 봤다. 솔직히 자기는 ㄱㄱ한테도 실망이고 어머님한테도 실망이다. 내 엄마가 요리를 못하긴 했지만 배곪는다고 표현할 정도로 우리를 굶기거나 그러진 않았다. 워낙 우리집 사람들은 먹는양이 적기도 하고 엄마가 평생 일 하셔서 요리를 할 줄 모르신다. 배를 곯는다는둥 새언니 경우가 없다는둥 그런 말 들으니 나도 너무 속상하다.

나 - 엄마가 말 실수 한건 서운하셨을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저희엄마는 언니도 딸처럼 생각한다. 솔직히 오빠가 좋아하는 음식보다 언니가 좋아하는 음식 더 많이 했었고 이번에도 그랬다. 근데 저희 엄마가 반찬 준다고 부엌에서 싸고 있는 사이에 가버린건 너무 충격적이었다. 이건 경우없는게 맞다.

이랬는데 답장없고 오빠한테 새언니한테 사과하라는 카톡이 온 상황입니다.

지금 저는 너무 열불이나는데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려고 노력해봤는데 잘 안된 것 같기도 합니다.

저희 엄마도 저한테 새언니가 그래도 언니니 먼저 사과하라는데 이게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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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곪다 -> 배곯다표현이 틀렸네요 죄송합니다
뭐 식탐있다는 둥 새언니도 우리집와서 반찬 싸가는거 싫었을거라는둥 하시는분들
그래요 솔직히 새언니 입장에서는 우리끼리 모여서 본인 가족 욕 했다고 생각하고 기분나쁠 수 있을거 같긴합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연락오면 저도 사과하려구요
근데 솔직히 본인집이 잘못된걸 정말 몰랐다면 가서 배곯는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왜 배를 곯아요? 하고 의아해야지 바로 기분나빠하는것도 본인도 다 알고있었다는거 아닌가요 ㅋㅋ
치킨을 두마리 세마리 이게 문제가 아니라 치킨을 다섯마리 시켰어도 명절에 모여서 먹는게 고작 치킨이고 그마저도 돈을 저희오빠가 낸다는게 호구잡힌거 맞는것 같아요
근데 그거야 뭐 어쩔수 없죠 본인이 밥 못 얻어먹고 다니고 멍청한거니까근데 지 부모님한텐 왜그런답니까 ㅋㅋㅋㅋ
새언니가 빨리 가자고 끌고나가도 엄마아빠한테 인사하고 가야지 하고 본인이 무시 못 하게 했었어야죠
강아지한테도 갈게~ 하면서 부둥켜안고 작별인사를 하고 난리를 치더니 저희엄마는 본인좋아하는 게장 싸준다고 부엌에 있는 사이에 차에 타고나서창문내리고 어머님 가볼게요 한거 생각하면 절대 먼저 사과못하겠어요
+ 그리고 시술받고 여행다니고 하시는거 오빠가 뒷담화한게 아니라 다 새언니가 말해준거예요~ 저희가족도 그런부분에 대해서 엄마도 그런것(시술)좀 해봐~ 하면서 편하게 얘기하던 주제예요
엄마는 자꾸 언니니까 니가 먼저해야된다 먼저 카톡해보라는데(저는20대후반이고 새언니는30대중반이예요)전 먼저 할 생각 없고 저나 엄마한테 먼저 연락 오나 기다려보고 안 오면 링크보내주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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