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이라는 말, 꽤 아름다운 거 같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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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04 22.01.17 (월) 09:18





 

"매춘이라는 말, 꽤 아름다운 거 같지 않아요?"

 

바람에 수없이 나부끼는 꽃잎들을 배경으로, 등을 돌리고 뒷짐을 진 채, 몸을 기울인 그녀가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봄을 가지고 있어요. 아름다운 꽃들이 만개하거나, 겨울에 잠들었던 작고 여린 생명들이 태동하거나, 

연인의 품처럼 포근한 햇살이 비추겠죠. 하지만, 봄은 영원하지 않아요. 가장 아름다운 봄의 시기는 금방 지나가버린답니다. 

그런 봄을 누군가에게 준다니."

 

그녀가 몸을 돌렸다. 아름다운 두 눈이 나와 마주쳤다. 갈애(渴愛)의 눈빛이었다.

 

"제 봄은 어떤 색일까요? 무엇이 녹아있을까요? 아름다운 꽃들일까요, 가련한 생명들일까요, 그도 아니면 포근한 햇살일까요?"

 

그녀는 몸을 밀어붙였다. 향수 냄새와 달짝지근한 살내음이 합쳐져,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제 소중한 봄을, 당신께 드릴게요. 누구에게도 주기 싫어 아꼈던 저만의 봄이예요. 그저 살짝, 대가를 주신다면."

 

제 봄을 사주세요- 그녀가 읊조렸다.

 

그에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한참을 그녀의 타오르는 듯한 눈을 내려다보다, 겨우 입을 열었다.

 

"지랄하네 미친 창녀새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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