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이번 생은 내가 주인공이 아닌 거 같으니까요."

레벨아이콘 회원_958147032
조회 83 21.12.29 (수) 01:24





<그 해 우리는> 5화

굵은 글씨는 전부 극중 김지웅(김성철) 나레이션






"웅아"

"네!"

 

그러니까 아마 처음 시작은 꽤 오래전에..




 


"야, 너 맞지? 너희 아빠 웅이분식이지?"

"와, 좋겠다 너 맨날맨날 떡볶이 먹을 수 있어?"

"야, 나 한 번만 데려가 주면 안 돼?"

 

고작 이름 때문이었어요



 


"나 아닌데? 그거 나 아니고 쟨데?" 






"김지웅? 아, 니가 웅이분식이야?"

"맞네, 얜가봐"

"야, 우리 친하게 지내자"

"야, 최웅!"

 

 

하필이면 동네 왕자님이랑 이름이 비슷했던 '왕자와 거지' 이야기 같았달까

사실 어렸을 땐 그게 뭐가 부러웠겠어요?





 


"얘, 넌 좋겠다. 태어날 때부터 네 이름으로 된 가게도 있고 말이야."

 

어른들이나 하는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지






 


"야, 너 한 번만 더 아까처럼 거짓말해봐"

"응, 미안"




 


"왜 아까부터 계속 여기에만 앉아 있어?"

"엄마가 '여기서만 놀아라' 했어"

"왜?"

"위험하다고"

 

 

그리고 왕자라기엔 좀..어딘가 불쌍해 보이기도

웃기죠? 내가 누굴 불쌍해하다니





 


아무도 없는 지웅이네 집, 텅 빈 밥통

 

어쩌면 불쌍함보다 외로움이었나?





 


"내가 무서운 이야기 해 줄까?"

 

그냥 그렇게 친구가 된 거 같아요

그런데 친구가 생겼다고 크게 달라지는 건 없더라고요







 


"나 밥"

"또 밥 먹으러 가냐? 네가 강아지야?"

"잘 놀았어, 내일 봐!"

 

어차피 결국 혼자가 되니까요




 


"근데 너희 엄만 언제 오셔?"

"늦게 와" 

"왜?"

"일하러 가셨으니까"

"그럼 아빠는?"

"나 아빠 없어"

"그럼 너 밥은 누구랑 먹어?"




 


"많이 먹어, 지웅아"

"감사합니다, 아줌마, 아저씨"

"아이고 똘똘하네. 우리 웅이랑 이름도 비슷한데 아주 똘망똘망하네, 어?"

"자주 놀러와서 밥 먹어. 웅이랑 사이좋게 지내 줘서 고마워"






 


처음이었어요 그렇게 부러웠던 건

난 절대 가질 수 없는 거라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최웅은 아니었나 봐요




 



최웅은 당연하다는 듯 모든 걸 저와 나눴어요

시간도 일상도



 


"야, 너도 와"

"그래, 지웅아 이리 와서 같이 찍자"

"아저씨, 우리 두 아들들 잘 나오게, 멋지게 좀"




 


가족까지도..

덕분에 내 인생도 남의 인생에 기대어 행복을 흉내 낼 순 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에는 꼭 누군가가 등장하더라고요





 


뻔하죠 너무나 뻔한데.. 






"필요해 보여서"

"이거 돌려줘야 돼?"

"그럴 리가"

"고마워"





 


말도 안 되게 예쁜 거죠 









근데 그건 내 눈에만 그런 건 아니더라고요 

꼭 그런 식이죠

그런데 뭐, 문제는 없어요




 



프로필사진
레벨아이콘 회원_958147032 | 등록된 오늘의 한마디가 없습니다. | SINCE 2018.07.11 게시글 모두보기

댓글 작성 (0/1000)

비밀글 (체크하시면 운영자와 글 작성자만 볼 수 있습니다)

0개의 댓글과 0답글이 있습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