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 너 삼 만원만 주고 가거라 .

레벨아이콘 가즈아
조회 106 22.01.08 (토) 18:24

                           

얘야 ,  너 삼 만원만 주고 가거라 ."



 


 " 없어요 ."



 


80 살이 넘은 아버지가 회사에


출근하는 아들에게 사정을 했건만


아들은 박정하게 거절을 하였다 .



 


 


늙은 아버지는 이웃 노인들과


어울리다 얻어만 먹어 온 소주를


한 번이라도 갚아주고 싶었다 .



 


 


설거지를 하다 부자간의 대화와 시아버지의


그늘진 얼굴을 훔쳐본 며느리는


한참 무엇을 생각하더니 밖으로 달려 나갔다 .



 


 


한참 만에 버스를 막 타려는 남편을


불려 세워 숨찬 소리로 손을 내밀었다 .



 


 " 여보 ,  돈 좀 주고가요 "



 


 " 뭐 하게 ?"



 


 " 얘들 옷도 사 입히고


여고 동창생 계모임도 있어요 ."



 


 


안주머니에서 오 만원 가량을 꺼내 헤아리며


담배 값이 ,  차 값이 어쩌니 대포 값이 어쩌니


하는 것을 몽땅 빼앗아 차비만 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



 


 


그리고는 아파트 양지바른 벽에 기대 하늘만


바라보는 시아버지께 돈을 몽땅 내밀었다


 



" 아버님 ,  이 돈으로 드시고 싶은 소주도 잡수시고 ,


친구들과 대공원에도 가고 ,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 "



 


 


연신 눈물이 쏟아지려는 시아버지는


며느리가 고마워서 말을 잊은 채


어떻게 할지 모르는 표정이었다 .



 


 


그날 저녁에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왔다 .



 


그리고는 왜 얘들 얼굴에 꾸중물이


찌찌하게 이렇게 더럽냐고 말했다 .


 


그 이튿날도 또 그 다음 날도


얘들 꼴이 더러워져가고 있었다 .



 


 


새까만 손등이며 ,


며칠 전 까지만 해도 반드레하던


얘들이 거지꼴로 변해갔다


 



 


남편은 화를 벌컥 내어 고함을 쳤다 .


 


 " 여편네가 하루 종일 뭐 하길래


얘들 꼴을 저렇게 만들어 놓았어 "



 


 


남편의 화난 소리를 듣고 있던


아내도 화를 내어 남편에게 소리를 질렸다 ㆍ



 


 


" 저 얘들을 곱게 키워봐야 당신이 아버지께


냉정히 돈 삼 만원을 거절했듯이


우리가 늙어서 삼만원 달래도


안줄거 아니예요 ?



 


당신은 뭣 때문에 얘들을 깨끗이 키우려고 해요 ?"



 


 


아내에게 기가 질려버린 남편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늙은 아버지의 방문을 열었다 .



 


 


늙은 아버지는 아들의 무정함을


잊은 채 어서 방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늙은 아버지는


" 회사일이 고되지 않느냐 ?"



 


 " 환절기가 되었으니 감기에 조심해야 한다 ." 고


어린애처럼 타이르고 있는 것이다 .



 


 


아버지의 더 없는 사랑에 아들은


그만 엎드려 엉엉 울고 말았다 .



 


 


속담에도


 


 " 한 아버지는 열 아들을 키울 수 있으나


 


열 아들은 한 아버지를 봉양키 어렵다 "


 는 말이 있다 .


 


자식이 배부르고 따뜻한가를


 


늘 부모는 묻지만 ,  부모의 배고프고


 


추운 것은 자식들은 마음에 두지 않는다 .


 


자식들의 효성이 아무리 지극해도


 


부모의 사랑에는 미치지 못한다 .


 


우리는 부모가 짐이 되고 효가


 


귀찮게만 생각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


 


그러나 효는 옛부터 가족을 사랑으로


 


묶는 밧줄과 같은 것이다 .


 


효의 씨앗을 심고 가꾸는 일은 부모가


 


자식에게 효를 내리 실천해


 


모범을 보이는 일이 꼭 필요하다 ........종두득두(種豆得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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